[제3편: 등산화 고르기 - 발 모양과 지형에 따른 최적의 선택]
등산을 처음 시작할 때 "그냥 운동화 신고 가면 안 돼?"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. 결론부터 말씀드리면, 완만한 산책로라면 몰라도 본격적인 산행에서는 운동화는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. 산길은 미끄러운 바위, 불규칙한 돌부리, 젖은 흙길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. 등산화는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 내 발목과 무릎을 지켜주는 '안전 장비'입니다.
저 역시 예전엔 디자인만 보고 샀다가 하산 길에 발가락 끝이 조여오는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. 오늘은 여러분의 발을 편안하게 지켜줄 등산화 선택의 핵심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.
1. 등산화의 종류: 높이에 따른 구분
등산화는 발목을 얼마나 감싸느냐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.
로우컷(등산화/트레킹화): 발목이 드러나는 형태입니다. 가볍고 활동성이 좋아 정비된 둘레길이나 낮은 산을 빠르게 걸을 때 적합합니다.
미드컷: 발목을 살짝 감싸는 형태로, 대부분의 당일 산행에 가장 추천하는 스타일입니다. 발목 뒤틀림을 어느 정도 잡아주면서도 무게감이 적당합니다.
하이컷: 발목 전체를 단단히 고정합니다.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장거리 종주를 하거나 거친 너덜길(돌무더기 길)을 갈 때 필수입니다. 발목 부상을 방지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.
2. 한국 산악 지형의 핵심: '창(Outsole)'의 재질
우리나라 산은 '악'자가 들어가는 산이 많을 정도로 바위(화강암) 지형이 많습니다. 그래서 등산화 바닥창의 접지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.
릿지창(부드러운 창): 바위 표면에 쩍쩍 달라붙는 접지력이 좋습니다. 하지만 창이 말랑해서 빨리 닳고, 울퉁불퉁한 돌길을 오래 걸으면 발바닥에 피로감이 빨리 옵니다.
비브람/경질창(단단한 창): 내구성이 뛰어나고 거친 지형에서 발바닥을 단단하게 보호합니다. 다만, 물기 젖은 바위에서는 미끄러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.
3. 실패 없는 등산화 사이즈 선택법 (경험 팁)
등산화는 평소 신는 구두나 운동화 사이즈로 사면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.
5~10mm 크게 선택: 등산용 양말은 매우 두껍습니다. 양말을 신은 상태에서 신발 끝으로 발을 밀어 넣었을 때, 뒤꿈치 쪽에 검지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.
오후에 신어보기: 산행을 하면 발이 붓습니다. 신발을 살 때는 발이 가장 커지는 오후 시간대에 방문하여 직접 신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.
발가락 공간 확인: 신발을 신고 발가락을 움직여보세요.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산할 때 발가락 끝에 가해지는 통증을 막을 수 있습니다.
4. 소재의 선택: 고어텍스(Gore-Tex)가 필수일까?
갑작스러운 비나 이슬 맺힌 풀숲을 걸을 때 방수 기능은 매우 소중합니다. 하지만 땀이 너무 많은 체질이거나 여름철 단거리 산행만 즐긴다면 통기성이 좋은 메쉬 소재가 더 쾌적할 수 있습니다. 사계절 범용으로 사용한다면 방수와 투습 기능이 있는 소재를 추천합니다.
[등산화 구매 전 최종 체크리스트]
[ ] 등산용 두꺼운 양말을 신고 착용해 보았는가?
[ ] 신발 끈을 꽉 조였을 때 발등이 압박되지 않고 편안한가?
[ ] 매장에서 경사면을 걸어보았을 때 발이 앞으로 쏠리지 않는가?
[ ] 내가 주로 가는 산이 바위 산인가, 흙산인가? (창의 종류 결정)
핵심 요약
등산화는 발의 부기를 고려해 평소보다 5~10mm 여유 있게 신어야 합니다.
한국의 바위 지형을 자주 간다면 접지력이 우수한 창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.
초보자에게 가장 범용적인 선택은 발목을 적당히 잡아주는 미드컷 등산화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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